저에게 있어 해석학은 정말 애증의 대상 그 자체였습니다.
해석학을 처음 배웠던 것이 대학교 2학년 무렵이었는데, 그 때만 해도 수학에 대한 감은 전혀 없는채로 전공수학의 맛을 봐야만 했습니다. 나름 공부는 열심히 하던 학생이었기에 계속 그렇게만 하면 되는 것이라 착각하며 살아갔었는데, 해석학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해석학 교수님이 문제를 내는 스타일은 책을 통째로 외우면 점수가 높게 나오는 것이었기에, 이해가 전혀 수반되지 않은 채로 무지성으로 외워서 점수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학부 기간동안엔 해석학이 나오기만 하면 도망다녔고, 대학원에 가서도 해석학 때문에 너무나 많은 고생을 했었습니다. 즉, 그저 증오의 대상이었을 뿐이었습니다.
한편, 대수학을 전공하면서, 다소 비대칭적이지만 수학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와 논리적 흐름을 일부 파악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해석학으로도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학부 시절에 놓쳤던 포인트들을 잡을 수 있게 되었고, 뒤늦게나마 해석학에 나름의 애착을 갖을 수 있었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증오로 시작했기에 대수학만큼의 애착이 생기지는 않아, 애증의 대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해석학은 선형대수와 같이 학부 수학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과목입니다. 주로 실수가 무엇인지, 극한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접근하고, 함수에 대해 깊이 알아갑니다. 보통 학부에서는 수학 전공생들이 '극한의 엄밀한(?) 정의'라 불리우는 엡실론-델타 논법을 처음 접하면서 아름다움을 느끼기 보단 괴랄함을 먼저 느끼며 주전공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선형대수와 양대산맥을 이루기에, 해석학의 내용을 몰라서는 수학과 관련된 일을 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하더라도 굉장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적어나갈 글들을 통해, 해석학에 증오를 느꼈었던 제가 어떻게 해석학에 대해서 애증의 정서를 갖게 되었는지, 제가 이해했던 포인트들을 중심으로 내용 전개를 해보고자 합니다.
아마도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간 글을 주기적으로 쓰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이제 해석학의 세계로 떠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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